2024년 전북420공동투쟁단 출범및 투쟁선포식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4-04-29 10:36
조회
580
(0426대회 결의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 방구석과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
올해는 44회 ‘장애인의 날’이다. 정부는 장애인에 대한 재활 의욕을 고취하고 복지 증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1982년, 4월 20일 재활의날을 “장애인의날”로 정하고 기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상 장애인의날은 지자체장의 대중적 이미지를 홍보하는 날이 된지 오래다. 우리는 동정과 시혜적인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의날’로 선언한다.
지난 4월 22일 처음으로 전북광역이동지원센터에서 개최한 특별교통수단 이용자간담회가 열렸다. 다른 시도에서는 일찍이 이용자간담회를 개최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며 겪는 어려움을 소통하고 있는데도 전북에서는 광역이동지원센터가 출범한지 5년만에 이용자 간담회가 개최됐다. 우리의 끈질긴 투쟁으로 이제야 장애인들을 소통의 대상으로 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간담회에서는 특별교통수단 대기시간 문제로 인한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나는 6시간을 기다렸다. 나는 9시간을 기다렸다... 등의 증언들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전라북도는 장애인콜택시 접수에서 승차까지 평균 27분이 걸리고, 지난해 AI배차 시스템 도입으로 2분 57초가 줄었다고 자랑한다. 6시간 기다린 장애인에게 2분 57초 감소라니 코웃음만 나올뿐이다.
중요한 것은 최대 대기시간을 줄이는 일이다. 전라북도 시간대별 최대대기시간(차량신청-탑승) 평균은 2시간 28분이다. 14개 시,군 중 익산은 3시간 27분으로 최대대기시간이 가장 길다. 이는 익산에서 서울을 왕복할수 있는 시간이다. 이동시간이 아니라 이동을 하기 전 이렇게 길게 대기를 해야 한다면 누가 이동을 하고 싶겠는가.
사회 참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이동권에서의 차별은 장애인의 교육받고, 노동하고,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침해하고 기회를 빼앗는다. 그로 인해 장애인은 격리되고 배제된다. 그렇게 무능력해진다. “어떤 사람들은 3루에 태어났으면서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안다”는 말이 있다. 주어진 특권이 특권인줄 모르는 사람을 꼬집은 말이다. 서울까지 왕복하고도 남을 시간을 오지 않는 특별교통수단을 기다리는 장애 시민에게 컵라면 익는만큼 대기 시간 줄였다며 뿌듯해하는 모습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장애 시민과 비장애 시민을 구분지어야 가능하다. 2~3시간 기다리는 걸 당연한 것이라고 인식해야 가능하다. 3분 줄이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가능한 일이다. 외출하기 위해 3시간을 기다리는 일상의 차별을 모르거나 모른 척해야 가능한 일이다.
‘함께 하는 길, 평등으로 향하는 길’, 44회 장애인의 날에 내건 슬로건을 마주하며 되묻는다. 무엇을 함께 하려는가? 평등이란 어떤 의미인가? 이동지원센터 이용자 간담회같이 ‘진짜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해야한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권리 보장, 그것이 향해야 할 ‘평등의 길’이다.
더는 우리에게 보내는 동정과 시혜적인 시선을 거두고,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라!! 우리를 쓸모없는 존재로 낙인찍고, 보호라는 논리하에 감옥같은 시설에 가두지도 말라!! 우리를 동등한 시민으로 대하라!!
자유로운 모두의 이동을 위해.
이윤이 아닌 권리 창출의 노동을 위해.
방구석과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 함께 살기 위해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것이다.
우리의 투쟁으로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 만들어내자
2024년 4월 26일
전북420장애인차별철폐 공동투쟁단